

1. AI 에이전트가 흔드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돈 버는 방식입니다.
AI 에이전트 이야기가 요즘 너무 자주 들리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당연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실제 기업용 시장을 보면 분위기가 다릅니다.
에이전트는 이제 단순한 데모가 아니라, 기업이 업무를 어떻게 맡기고, 소프트웨어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까지 바꾸는 흐름으로 올라온 듯합니다.
진짜 문제로 기능 경쟁이 아니라 사업 모델의 변화 또는 균열이라는 점도 더 또렷하게 보입니다.



2. 에이전트는 이미 플랫폼이 됐습니다.
가트너는 2025년 핵심 기술 흐름 중 하나로 Agentic AI를 꼽았고,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는 디지털 노동력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⑴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 Studio를 에이전트를 만들고 배포·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⑵ Salesforce는 Agentforce,
⑶ ServiceNow는 AI Platform,
⑷ UiPath는 Agentic Automation,
⑸ NVIDIA는 AI Enterprise와 Enterprise AI Factory를 앞세워
기업용 에이전트·오케스트레이션 시장을 밀며 이러한 플랫폼을 사업 전면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즉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있는 척하는 챗봇"이 아니라, 기업 업무를 실제로 연결하고 실행하는 새 플랫폼이 된 셈입니다.
Will Agentic AI Disrupt SaaS?
Disruption is mandatory. Obsolescence is optional.
www.bain.com
3. SaaS 업계가 실제로 ‘AI 때문에’ 흔들리고 있나
로이터는 2026년 4월 Bridgewater CIO들이 AI가 레거시 소프트웨어 기업에 "존재론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고, 같은 시기 골드만삭스 논의를 다룬 로이터 기사도 S&P 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지수가 연초 대비 17% 가까이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즉 이미 시장 차원에서의 공포와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3-1. 흔들리는 건 기능이 아니라 과금 방식입니다.
이 변화가 SaaS 업계를 흔드는 이유는 기술보다 과금 구조에 있습니다.
기술은 이미 에이전트와 사용량 중심으로 이동했는데, 돈 버는 방식은 여전히 좌석 기반 구독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 SaaS는 사람이 몇 명 쓰는지, 즉 좌석(ID) 수를 기준으로 돈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일부 업무를 처리하면, 좌석 수를 늘리는 논리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Salesforce는 Agentforce를 대화당 2달러 과금에서 더 나아가 Flex Credits 기반의 사용량·행동 중심 과금으로 바꿨고,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 Studio도 Pay-As-You-Go 방식으로 에이전트가 완료한 작업과 응답에 따라 크레딧이 소진되는 구조를 운영합니다.
업계가 곧바로 "성과 기반 과금"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적어도 정액 좌석 라이선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 과금 체계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3-2. SaaS가 필요 없어진다는 게 아닙니다. : 범용 도구형 SaaS의 약화
그렇다고 SaaS 전부가 위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해질 회사도 있습니다.
Workday는 기업 내·외부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하는 Agent System of Record 개념을 공식화했고,
SAP는 공식 AI 페이지에서 "기업 데이터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enterprise context"를 자사의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이 말은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AI를 제대로 일하게 하기 위해
결국 정확한 데이터와 기록, 통합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살아남는 SaaS는 범용 기능만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라,
산업 특화 데이터와 시스템 오브 레코드, 통합 거버넌스를 쥔 회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것이 기존 강자가 자동으로 이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에이전트 시대에 맞게 제품 경험과 수익 모델을 함께 바꾸지 못하면, 오히려 강한 브랜드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4. 투자자가 봐야 할 포인트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때문에 SaaS가 끝난다"는 식의 단순한 공포보다, 어떤 회사가 에이전트 시대에 맞는 돈 버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지를 보는 편이 더 중요합니다.
결국 앞으로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정확한 맥락 위에서 AI를 작동시키고, 그 대가를 더 설득력 있게 청구하느냐"에 달릴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좌석 기반 구독에만 묶인 회사는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에이전트 과금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결합한 회사는 오히려 재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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