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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장

(가상자산) 네이버·두나무 ‘20%룰’ 논란 ; 업비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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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아일보

 

1. 한국 가상자산 규제의 새 방향

 

지금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손보려는 것은 특정 거래소의 지분 구조가 아닙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단순한 민간 플랫폼으로 둘 것인지, 금융시장에 가까운 공공 인프라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에 가깝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오랫동안 "민간의 빠른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거래 규모가 커지고 이용자가 늘면서, 거래소는 더 이상 단순한 스타트업이나 앱 서비스로 보기 어려운 존재가 됐습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여당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실상 준금융 인프라처럼 보고, 주요 주주의 지분을 20%로 제한하는 방향에 합의했습니다.

 

이는 거래소를 일반 플랫폼이 아니라 시장 질서를 좌우하는 기반 시설로 보겠다는 규제 철학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2. 왜 하필 지금 '20% 룰'이 나오나

 

이번 논의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거래소 리스크를 더 강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최근 보도들을 종합하면 금융당국은 빗썸 사고 이후 거래소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크게 받았고,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규제를 참고해 15~20% 수준의 대주주 지분 상한을 검토해 왔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결국 20% 상한, 3년 유예가 유력 안으로 굳어지는 흐름입니다.

 

이 규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숫자 때문이 아닙니다.

 

지분을 제한한다는 것은 곧 거래소를 “사유재산의 영역”에서 한 발 빼내어, 공공성이 강한 시장 인프라로 재분류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규제 논리상 거래소는 상장, 매매 체결, 보관, 투자자 보호에 영향을 미치므로 특정 오너나 단일 주주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면 안 된다는 발상입니다. 반면 업계와 법조계에선 지분 분산이 내부통제 개선으로 곧장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과잉 규제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습니다.

 

3. 네이버·두나무 이슈가 민감한 이유

 

이 원칙이 가장 민감하게 걸리는 곳이 바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결합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신고2025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에 들어갔고, 공정위는 이를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간 결합으로 보고 경쟁과 소비자 영향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결합 자체가 디지털 금융과 플랫폼 생태계에 큰 파급력을 갖는 사안이었던 셈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20%룰'이 겹쳤다는 점입니다.

 

한국경제TV 보도에 따르면 합병 이후 지배구조는 송치형 회장 약 19.5%, 김형년 부회장 약 10%, 네이버 약 17% 수준으로 나뉘는 구조가 거론됩니다.

 

만약 네이버와 두나무 창업진 지분을 특수관계인처럼 한 집단으로 묶어 계산하면 규제선에 저촉될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당국이 실질 지배력 중심으로 송치형 등 오너 지분과 네이버 지분을 분리해 보면, 같은 법인 안에 있더라도 규제 적용 방식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숫자를 기계적으로 합산하는 규제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실질 지배자 중심 규제로 이동할 가능성입니다.

 

4. 이건 업비트만의 예외 인정이 아니다

 

겉으로 보면 "업비트만 봐주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넓은 문제입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빅테크나 금융사와 손잡는 구조 자체를 모두 막아버리면, 산업 재편과 제도권 편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TV는 정치권과 학계에서 이런 규제가 네이버 같은 상장 빅테크나 금융사까지 똑같이 겨냥할 경우,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나아가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보도들을 보면 최종안은 꽤 현실적으로 조정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경제와 조선비즈, Digital Today 보도에 따르면 대형 거래소에는 20% 상한을 적용하되 3년 유예를 주고, 중소형 거래소에는 추가 유예를 더 주거나 시행령 단계에서 최대 34%까지 예외를 두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즉 규제의 방향은 강하지만, 시장 구조조정과 합종연횡을 완전히 막지 않기 위한 완충 장치도 동시에 깔리고 있는 셈입니다.

 

5. 진짜 쟁점은 '누가 얼마를 갖느냐'보다 '누가 책임지느냐'다

 

이번 논의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규제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산해 기계적으로 한도를 맞추는 방식이 더 익숙했다면, 지금은 "문제가 생겼을 때 실제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지배 주체가 누구냐"를 따지는 방향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보도는 당국이 바로 이 '실질 지배자' 개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네이버 지분은 파트너 몫, 두나무 창업진 지분은 오너 몫으로 나눠 보려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 변화는 규제의 정교화라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습니다.

 

지분 구조가 복잡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모두 같은 잣대로 묶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대로 말하면, 앞으로는 단순 지분율보다 의결권 위임, 이사회 구성, 실질 경영 관여 수준 같은 요소가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업비트와 네이버의 경우도 지분만 분리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심사에서 누가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는가가 더 큰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6.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이제 '자유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사안은 거래소 산업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신호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이제 거래소는 단순히 코인을 사고파는 민간 플랫폼이 아니라, 금융과 결제, 투자자 보호, 플랫폼 결합까지 맞물린 제도권형 인프라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규제도 단순 허가제가 아니라 지배구조, 대주주 적격성, 결합 심사처럼 점점 더 전통 금융의 언어를 닮아갑니다.

 

책임 있는 자본과 제도권 파트너가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경직된 지분 제한은 창업자의 책임경영을 약화시키고, 오히려 산업 재편을 막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국이 '20%룰'은 유지하되 실질 지배주주 기준과 예외 조항을 함께 만지는 이유도, 바로 이 두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7. 마무리

 

네이버·두나무 논란은 겉으로는 한 건의 기업결합 이슈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더 큰 질문이 들어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한국은 이제 무엇으로 볼 것인가?

 

민간 플랫폼으로 볼 것이라면 지분 제한은 과도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융 인프라로 본다면, 지금의 규제 강화는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결국 그 중간지점을 찾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20%룰'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규제를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하느냐입니다.

 

이번 보도가 말하는 "실질 지배주주 중심 규제"는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첫 번째 조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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